맥킨지가 AI시대를 살아남는 방법

맥킨지는 사람 4만명과 AI 에이전트 2만개가 함께 일하게 만들고 조직 구조, 수익모델, 채용 기준까지 바꾸고 있다.

맥킨지가 AI시대를 살아남는 방법

세 줄 요약

  • AI 도입의 성패는 어떤 모델을 쓰느냐보다 조직과 업무 흐름을 얼마나 다시 설계하느냐에 달렸다.
  • 맥킨지는 사람과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게 만들고, 순수 자문과 용역 대가를 받는 모델에서 고객과 함께 결과를 책임지는 모델로 바뀌고 있다.
  • 사람에게 남는 경쟁력은 AI보다 빨리 답하는 능력이 아니다. 목표와 판단 기준을 세우고 기존 답으로 풀 수 없는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다.

맥킨지는 기존 컨설팅 업무를 AI로부터 지키려 하기보다, 사람이 풀어야 할 문제와 회사가 돈 버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사람 4만명과 AI 에이전트 2만개가 함께 일하게 만든 뒤 조직 구조, 수익모델, 채용 기준까지 다시 설계하는 것이 맥킨지가 택한 생존법이다.

AI가 보고서를 쓰고 데이터를 분석하면 컨설팅 회사는 무엇을 팔아야 할까. 밥 스턴펠스의 답은 기존 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직접 할 수 있게 된 일은 넘기고, 더 복잡하고 서로 얽힌 문제를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성형 AI가 회사의 핵심 업무에 드는 비용을 낮출 때 기업은 기존 작업의 속도만 높일지, 조직과 상품 자체를 바꿀지 선택해야 한다. 맥킨지는 후자를 택했다.

스턴펠스의 설명에서 중요한 것은 맥킨지가 어떤 AI 제품을 골랐는지가 아니다. AI를 도입한 뒤에도 부서, 계약 방식, 채용 기준이 그대로라면 기술이 만든 속도를 조직이 다시 늦춘다. 맥킨지는 AI가 바꾼 업무를 기준으로 조직의 경계와 사람이 맡을 역할을 함께 바꾸고 있다.

핵심 결론

AI가 할 수 있게 된 일을 지키지 말고 더 큰 가치를 만드는 일로 옮겨간다

기존 업무의 속도만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 구조, 상품, 채용 기준을 함께 바꿔야 한다.

AI를 도입하고도 돈을 못 버는 이유

스턴펠스가 만난 CEO들은 두 주장 사이에서 흔들렸다. CFO는 기술에 많은 돈을 쓰는데도 회사 전체 차원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른 회사가 먼저 시행착오를 겪은 뒤 빠르게 따라가자는 주장이다. CIO는 지금 앞서지 않으면 시장에서 밀려난다고 반박한다.

양쪽 주장 모두 근거가 있다. 고객 응대와 백오피스에서는 같은 인력과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신약 개발 시간을 크게 줄이면 비용 절감을 넘어 새로운 매출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가능성이 크다는 말만으로 투자를 계속할 수는 없다. CFO가 요구하는 것은 회사 전체 손익에서 확인되는 결과이고, CIO가 경고하는 것은 그 결과가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경쟁사가 먼저 업무 방식을 바꿀 위험이다.

스턴펠스는 대기업이 AI로 가치를 만드는 일의 절반 이상은 기술 구현보다 조직 변화에 달렸다고 말했다. 기존 조직 구조와 부서별 업무 흐름을 그대로 둔 채 AI만 끼워 넣으면 일부 업무는 빨라져도 회사 전체의 성과는 달라지기 어렵다.

주택담보대출 업무를 보면 대출 취급, 신용평가, 채권 회수, 사후관리 등이 각 부서로 나뉜다. AI가 이 흐름을 연결할 수 있다면 질문은 ‘어느 단계에 AI를 붙일까’가 아니다. 네다섯 부서를 거쳐야 했던 업무를 계속 같은 구조로 운영해야 하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기존 조직의 각 단계만 빠르게 만드는 데 그치면 부서 경계는 남는다. 스턴펠스가 말한 조직 재설계는 중간 관리 계층을 줄이고, 주택담보대출의 여러 단계를 나눈 부서 사이 벽을 허물 수 있는지 검토하는 변화다.

기존 조직을 유지하는 접근조직까지 바꾸는 접근
기존 계층 위에 AI를 추가한다중간 계층을 줄인 더 평평한 조직이 가능한지 검토한다
주택담보대출의 각 단계를 부서별로 나눈다AI로 연결할 수 있는 업무라면 네다섯 부서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지 묻는다

소프트웨어는 구매할 수 있지만 조직 구조와 부서의 역할은 설치할 수 없다. 스턴펠스는 기술 구현보다 조직을 바꾸는 일이 더 어렵고 예상보다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AI로 회사 전체의 성과를 내려면 전략과 구현뿐 아니라 조직을 어떻게 다시 구성할지도 함께 결정해야 한다.

사람 4만명과 에이전트 2만개가 함께 일한다

스턴펠스는 사람과 AI 에이전트를 합친 맥킨지의 규모가 6만이라고 말했다. 사람 4만명과 AI 에이전트 2만개를 합한 숫자다. 약 1년 반 전에는 에이전트가 3000개였고, 그는 18개월 안에 사람 한 명당 최소 하나 이상의 에이전트를 쓰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처음에는 사람 한 명당 에이전트 하나에 도달하는 시점을 2030년으로 예상했다. 실제 확산 속도를 본 뒤 예상 시점을 18개월 뒤로 당겼다. 약 1년 반 사이 에이전트가 3000개에서 2만개로 늘어난 속도를 보면 장기 계획에 넣어두고 기다릴 변화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 수치는 에이전트 2만개가 직원 2만명을 대체했다는 뜻이 아니다. 맥킨지가 AI 에이전트를 별도 도구가 아니라 사람과 함께 일하는 업무 체계의 일부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사람과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업무 체계를 어떻게 운영할지가 새로운 과제가 됐다.

없어지는 일을 지키지 말고 더 어려운 문제를 맡는다

스턴펠스가 입사한 32년 전 컨설턴트가 하던 일 가운데 상당수는 이제 고객이 직접 한다. AI는 고객이 직접 처리하는 업무의 범위를 더 빠르게 넓힌다. 몇 년 전까지 컨설팅 회사에 맡겼던 분석과 자료 작성도 고객이 자체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이는 AI가 처음 만든 현상이 아니다. 고객사의 인력과 정보 시스템이 발전할 때마다 컨설팅 회사가 맡는 문제도 바뀌었다. 32년 전 신입 컨설턴트가 수행하던 일을 지금은 맥킨지가 서비스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설명은 현재의 핵심 업무도 영원히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는 뜻이다.

맥킨지의 대응은 과거 업무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스스로 처리하기 어려운, 더 복잡하고 서로 얽힌 문제를 찾아야 한다. 스턴펠스는 고객이 컨설팅 회사에 돈을 내는 이유는 기업가치를 두 배로 만들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AI가 분석 초안의 가격을 낮추면 분석량으로 차별화하기 어렵다. 고객은 자료를 많이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혼자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결과를 만들기 위해 외부 회사를 찾는다. 따라서 계약의 기준을 용역 제공 자체에서 고객과 합의한 사업 결과로 바꿔야 한다.

이 원칙을 다른 업무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확장할 수 있다.

  • 보고서를 파는 회사라면 보고서 전달을 넘어 실행 결과까지 책임진다.
  • 분석을 파는 회사라면 분석으로 어떤 결정을 바꿀지 책임진다.
  • 반복 작업이 핵심인 직무라면 AI가 만든 결과를 검증하고 더 큰 문제를 정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조언이 아니라 결과를 판다

맥킨지는 순수 자문과 용역 대가를 받는 모델에서 고객과 함께 결과를 책임지는 모델로 바뀌고 있다. 고객과 함께 사업 목표를 정하고 그 결과를 맥킨지도 함께 책임지는 방식이다. 인터뷰 시점에는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이 결과를 함께 책임지는 계약에서 나왔다고 스턴펠스는 설명했다.

스턴펠스는 자신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이 비중을 전체 매출의 과반으로 높이기를 원했다. 결과 중심 전환은 먼 미래의 구호가 아니라 이미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 사업 변화다. 권고안을 전달한 뒤 실행 실패를 고객 탓으로 돌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고객 이사회에 제시한 사업 목표의 달성 책임을 함께 지겠다는 방향이다.

AI가 분석과 초안을 범용화하면 조언만 전달하는 상품은 차별화하기 어려워진다. 고객이 사려는 것은 매출 증가, 비용 절감, 운영 개선처럼 실제로 달라진 결과다.

기존 자문 모델결과 중심 모델
분석과 권고안을 전달한다고객과 사업 목표를 함께 정한다
용역 제공 자체를 계약의 중심에 둔다달성할 결과를 계약의 중심에 둔다
실행은 고객의 책임으로 남기기 쉽다결과를 낼 때까지 실행 과정에 관여한다

산출물의 희소성이 줄어들수록 실제 결과까지 책임지는 서비스의 가치가 커진다. 맥킨지가 말하는 결과 중심 계약에서는 고객과 사업 목표를 함께 정하고, 그 효과가 실제로 나타날 때까지 실행 과정에 계속 참여한다.

완벽한 이력보다 실패 후 회복을 본다

맥킨지는 매년 100만건이 넘는 지원서를 받고 8000~1만명을 채용했다. 스턴펠스는 지난 20년의 인사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이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은지 살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원자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 전 세계에서 맥킨지 입사로 이어지는 경로가 약 500개에 집중돼 있었다. 지원자는 많았지만 회사가 익숙하게 평가해온 학교·전공·경력의 유형이 한정돼 있었다. 기술과 지식의 유효기간이 짧아지는 상황에서 과거의 자격을 확인하는 방식만으로는 앞으로 필요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맥킨지는 입사자 가운데 파트너가 되는 비율을 6명 중 1명으로 보고, 파트너 승진을 장기 성과를 나타내는 하나의 기준으로 삼았다. 지난 20년의 기록을 분석하자 기존 선발 방식이 놓친 특징이 드러났다.

새로 중요하게 본 능력확인하려는 경험
회복탄력성실패나 좌절을 겪은 뒤 다시 일어선 경험
협업 능력팀 스포츠·소매업 등 다른 사람과 직접 협력하며 일한 경험
학습 능력익숙한 정답이 없는 환경에서 새 문제를 파악한 경험

첫째, 완벽한 성적만 이어온 지원자보다 실패나 좌절을 겪고 회복한 지원자가 더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였고 파트너가 될 가능성도 높았다. 기존 평가에서는 흠 없는 이력을 선호하느라 실패 후의 회복 경험을 충분히 평가하지 못했다.

둘째, 다른 사람과 직접 협력하며 일한 경험을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 팀 스포츠나 대학 재학 중 소매업에서 일한 경험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일해 본 흔적을 보여준다. 고객의 변화를 돕는 일이 핵심인데도 과거에는 이런 경험을 선발 과정에서 충분히 보지 않았다.

셋째, 이미 선택한 분야를 얼마나 완벽하게 익혔는지와 새것을 얼마나 잘 배우는지를 구분했다. 맥킨지는 어떤 지원자도 익숙한 유형을 알아볼 수 없는 평가 환경을 만들고, 사전 지식 없이 문제를 어떻게 파악하는지 보는 평가를 도입했다. 정답을 외워온 사람보다 처음 보는 문제에서 규칙을 찾는 사람을 가려내려는 것이다.

AI가 대신하기 어려운 세 가지

스턴펠스는 맥킨지가 앞으로 더 중요하게 볼 사람의 역량으로 목표 설정, 판단, 비약적 사고를 꼽았다. 이는 AI가 영원히 할 수 없다는 선언이 아니라, 현재의 모델이 잘하지 못하는 부분을 기준으로 사람의 역할을 다시 찾는 과정이다.

목표를 정한다

AI는 주어진 목표를 달성할 답을 만들 수 있지만 조직이 어느 수준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지는 스스로 책임지지 않는다. 좋은 리더는 조직이 어느 수준까지 도전할지 정한다.

목표 수준은 계산 결과만으로 나오지 않는다. 현재 자원으로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는 수치를 고를지, 조직이 새로운 방식으로 일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수치를 고를지는 경영 판단이다. 스턴펠스는 사람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움직이게 하는 이 역할이 AI 이후에도 남는다고 봤다.

판단 기준을 세운다

스턴펠스는 모델 자체에는 진실이나 판단이 없다고 말했다. 어떤 근거를 믿고, 어떤 위험을 감수하며, 어느 결과를 받아들일지는 사람이 정해야 한다.

모델이 여러 선택지를 빠르게 만들수록 판단의 중요성은 줄지 않는다. 오히려 선택지가 많아진 만큼 무엇을 버릴지 정해야 한다. 회사가 책임질 수 있는 위험, 고객에게 약속할 기준, 틀렸을 때 감당할 비용은 답변의 정확도만으로 정할 수 없다.

기존 논리 밖으로 도약한다

AI는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 답을 예측하는 데 강하다. 스턴펠스는 기존 논리의 연장선에서 벗어나 도약하는 창의성을 찾기 위해 과거에 덜 주목했던 인문학 전공자까지 다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킨지가 오랫동안 가르쳐온 선형적 문제 해결은 모델이 잘 수행하는 영역과 겹친다. 그래서 기존 데이터의 다음 단계를 예측하는 능력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다. 전혀 다른 배경을 연결해 기존 문제 설정을 바꾸는 사람이 필요해졌고, 채용 범위를 다시 인문학까지 넓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빠르게 움직이되 공격과 방어를 함께한다

스턴펠스는 빠른 조직이 실수를 더 많이 하더라도 느린 조직보다 성과가 좋다는 맥킨지의 연구를 언급했다. 대기업은 실수를 줄이려다 실행 속도를 잃기 쉽다.

그가 함께 꼽은 것은 새 정보를 계속 찾는 태도와 협업이다. 경영진이 이미 안다고 확신할수록 실무 현장에 묻힌 새로운 정보를 놓치기 쉽다. 가치사슬 전반에서 협업하면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기존 조직은 부서 간 경계와 나뉜 책임 때문에 협업에 맞게 설계돼 있지 않다.

매트릭스 조직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많은 대기업이 지역, 기능, 사업을 겹쳐 운영하지만 CEO들은 조직이 느리고 복잡하며 자원을 재배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미래의 조직 모델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다시 묻고 있다.

다만 속도만 높이는 것이 생존법은 아니다. 계속되는 외부 충격을 버티려면 예상하지 못한 충격을 견디면서도 과감하게 투자할 여력을 남겨둬야 한다.

방어만 하면 위기를 견딜 수는 있어도 다음 기회를 잡지 못한다. 공격만 하면 예상하지 못한 충격 한 번에 투자 계획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스턴펠스가 말한 조직의 회복력은 비용을 줄이고 현금을 쌓는 데 그치지 않고, 충격 속에서도 필요한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 상태다.

AI 시대에 지켜야 할 것은 기존 업무가 아니다

맥킨지가 보여주는 생존법은 AI를 많이 쓰는 회사가 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AI가 기존 업무를 대신할수록 조직의 경계를 다시 그리고, 고객에게 약속하는 결과를 바꾸고, 사람을 뽑고 키우는 기준까지 바꾼다.

AI 시대를 살아남는 회사는 AI가 못하는 일을 영원히 찾아 숨는 회사가 아니다. AI가 할 수 있게 된 일을 인정하고, 그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드는 일로 먼저 옮겨가는 회사다.

자주 묻는 질문

맥킨지는 AI 에이전트 2만개로 직원 2만명을 대체했나?

그런 뜻이 아니다. 밥 스턴펠스는 사람 4만명과 에이전트 2만개가 함께 일하는 인력 구성을 설명했다. 에이전트 수를 대체된 일자리 수로 바꾸어 해석할 근거는 없다.

맥킨지가 AI 시대에 중요하게 보는 사람의 역량은 무엇인가?

지난 20년의 인사 데이터에서는 회복탄력성, 협업 경험, 낯선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확인했다. 앞으로는 목표 설정, 판단, 기존 논리 밖으로 도약하는 창의성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AI를 도입했는데 회사 전체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 조직 구조와 부서별 업무 흐름을 그대로 둔 채 AI 기능만 더하면 일부 업무만 빨라질 수 있다. 맥킨지는 AI로 가치를 만드는 일의 절반 이상이 기술 구현보다 조직 변화에 달렸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