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떠나는 고1이 늘어나는 충격적인 이유
2025년 일반고 학업중단자 1만8661명 중 56%인 1만450명이 고1이었다. 학교 안의 실패와 학교 밖 선택지가 맞물린 이유를 살폈다.

세 줄 요약
- 2025년 일반고 학업중단자의 56.0%가 고1이었다. 고1 학업중단자는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었다.
- 내신 5등급제만이 원인은 아니다. 학교에서 겪은 한두 번의 실패를 만회할 수 없다고 느끼는 학생이 있고, 검정고시·대안학교·유학 등 학교 밖 선택지도 늘었다.
- 자퇴 자체보다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중요하다. 현재의 어려움을 학교 안에서 만회할 수 있는지, 학교를 나간 뒤의 하루 계획이 구체적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2025년 일반고 1,703개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1만 8,661명이다. 그중 고1이 1만 450명으로 전체의 56.0%를 차지했다. 고2는 7,346명, 고3은 865명이었다.
고1 학업중단자는 2020년 5,015명에서 2021년 6,330명, 2022년 8,050명, 2023년 9,646명, 2024년 9,847명, 2025년 1만 450명으로 늘었다. 학업중단은 자퇴만이 아니라 퇴학·제적 등을 포함하는 통계 용어지만, 고1 학업중단자가 최근 5년 연속 늘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숫자 뒤에는 서로 다른 사정이 있다. 내신을 포기하고 수능을 준비하려는 학생, 교우 관계와 학교폭력 때문에 나가는 학생, 정신건강 문제나 질병 때문에 학교를 계속 다니기 어려운 학생, 대안학교나 유학 등 다른 경로를 선택한 학생을 하나의 이유로 묶을 수는 없다.
일반고 학업중단자의 절반 이상이 고1이었다
| 학년 | 2025년 일반고 학업중단자 | 비중 |
|---|---|---|
| 고1 | 1만 450명 | 56.0% |
| 고2 | 7,346명 | 39.4% |
| 고3 | 865명 | 4.6% |
| 합계 | 1만 8,661명 | 100% |
김 교수는 내신처럼 학교 안에서 겪은 실패를 만회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학생이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학교를 떠나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대안학교·유학 등 다른 길을 택할 수 있다는 판단이 더해진다.
하지만 5등급제 도입 때문에 고1 자퇴가 급증했다고 단정하면 숫자를 잘못 읽게 된다. 고1 학업중단자는 5등급제 도입 이전인 2021년부터 계속 늘었다. 2025년 증가폭은 603명, 6.1%였다. 교육부도 내신 5등급제만으로 자퇴 증가를 단정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내신 5등급제 하나로는 증가를 설명할 수 없다
내신 5등급제는 상위 4%였던 1등급 범위를 상위 10%로 넓혔다. 등급 체계가 바뀐 2025년에도 고1 학업중단자는 늘었다. 입시 제도도 학업중단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지만 그것만으로 각각의 결정을 설명할 수는 없다.
교육부는 대인관계, 심리·정서적 어려움, 해외 출국, 질병 등이 학업중단 결정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김 교수도 학교 안의 부정적 경험과 학교 밖 선택지의 확대를 함께 설명한다.
성적 때문에 학교를 떠나려는 학생과 학교폭력을 겪는 학생, 우울과 불안 때문에 학교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운 학생에게 필요한 대응은 서로 다르다.
한두 번 실패했는데 학교생활이 끝났다고 느낀다
김 교수는 학교 안의 부정적인 경험이 학업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학생이 “나는 이 그룹 안에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거나 “이미 실패했고 만회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학생이 한두 번의 실패를 실제보다 크게 받아들여 만회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학교에서 성적 외에도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동아리 활동, 친구와의 관계에서 얻는 즐거움, 선생님에 대한 존경, 학교에 대한 소속감이 있다면 한 번의 실패만으로 학교를 떠나기는 어렵다. 그런 경험이 없다면 학교는 실패를 계속 확인하는 곳으로만 남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청소년기에 감정 조절이나 새로운 자극의 수용, 대인 갈등의 조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불안·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도 민감해진다. 이런 시기에 큰 결정을 서두르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성적 외에 남을 이유가 없으면 학교 밖 선택지로 눈을 돌린다
학교에 남을 이유가 성적밖에 없다면 성적을 망친 순간 학교의 가치도 사라진다. 동아리에서 역할을 맡고, 선생님과 신뢰를 쌓고, 친구와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경험이 있다면 내신 성적 하나만으로 학교생활 전체를 포기하기 어렵다. 그런 경험이 없을수록 학교는 자신의 실패만 확인하는 곳으로 남는다.
반대로 학교 밖의 길은 예전보다 많아졌다. 검정고시 준비, 대안학교 진학, 해외 유학,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다른 일을 시작하는 선택이 있다.
선택지가 늘어난 것은 학교가 맞지 않는 학생에게 좋은 변화다. 다만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 학생이 학교 밖 생활을 준비했다는 뜻은 아니다. 학교를 떠난 뒤 무엇을 할지 충분히 생각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퇴는 실패를 지우는 초기화 버튼이 아니다
첫 시험을 망친 뒤 “이 학교는 끝났으니 다시 시작하겠다”는 생각은 강렬하다.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듯 성적과 관계를 초기화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현실의 자퇴는 기록을 지우는 버튼이 아니다. 즉흥적으로 학교를 그만두면 학교 안에서 유지하던 생활과 관계를 잃을 수 있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상당 기간 방황하거나 자신을 더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김 교수도 학교를 그만두는 선택 자체를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얻을 것이 더 이상 없고, 학교 밖에서 할 일이 명확하며, 이를 위한 준비를 했다면 새로운 출발을 응원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이다.
자퇴 전 한 달은 이 네 가지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김 교수는 중요한 결정 앞에서 한 달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검토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자퇴를 포기시키기 위한 시간이 아니다. 필요한 정보를 알아보고, 마음을 추스르며, 학교를 나간 다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 확인할 것 | 구체적인 질문 | 확인 방법 |
|---|---|---|
| 현재의 실패 | 이 성적·관계·학교생활은 정말 만회할 수 없는가 | 담임교사·상담교사와 남은 학기의 선택지를 확인한다 |
| 학교 밖의 계획 | 자퇴 다음 월요일 아침에 무엇을 할 것인가 | 학습·운동·수면·사회관계를 포함한 주간 시간표를 먼저 적어 본다 |
| 정보의 정확성 | 검정고시와 대입 일정, 응시 자격을 정확히 알고 있는가 | 관할 교육청과 대학의 공식 전형계획을 확인한다 |
| 정서·건강 | 자퇴 여부와 별개로 우울·불안·수면 문제가 계속되는가 | 일정한 기간 생활 리듬과 정서 변화를 기록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는다 |
유예기간은 현재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지와 학교를 나간 뒤의 계획을 충분히 검토하는 시간이다. 조사와 준비를 거친 뒤에도 학교 밖의 길이 더 분명하다면, 그때 내린 자퇴 결정은 충동적인 선택과 다르다.
부모가 첫 대화에서 결론을 꺼내면 아이는 입을 닫는다
자녀가 자퇴를 말하면 부모는 즉시 설득하려 한다. 학업과 진로, 취업과 생계 문제를 앞세워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는 이유를 쏟아낸다. 부모에게는 현실적인 조언이지만 자녀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지 않겠다는 통보로 들린다.
김 교수는 부모와 청소년 자녀의 대화를 공감, 소통, 격려의 순서로 진행하라고 말한다. 이 원칙을 자퇴 문제에 적용하면 첫 대화의 목표는 찬성이나 반대가 아니다. 자녀의 마음과 계획을 충분히 듣는 일이다.
| 대화 단계 | 부모가 할 일 | 피해야 할 반응 |
|---|---|---|
| 공감 | 왜 학교를 나가고 싶어졌는지 끝까지 듣는다 | “엄마가 너보다 널 잘 알아”라며 판단을 무시한다 |
| 소통 | 자녀가 본 문제와 부모가 본 위험을 구분해 확인한다 | 듣는 척하다가 학원·대학 이야기로 설득한다 |
| 격려 | 솔직하게 말해 준 것을 인정하고 다음 대화 일정을 잡는다 | 앞날의 어려움과 실패 가능성을 들어 꾸짖고 대화를 끝낸다 |
첫 대화에서 결론을 내지 않아도 된다. 자녀의 생각을 알게 됐다면 부모는 정보를 더 찾고 다음 대화를 준비할 수 있다. 자녀도 부모의 우려를 차분히 검토할 여유를 갖는다. 결론을 두 번째 대화로 미루는 것은 회피가 아니라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더 확보하는 방법이다.
학교에 남을지 결정하기 전에 부모가 개입해야 할 때가 있다
부모가 개입하지 않고 자녀에게 맡겨야 할 일과 즉시 개입해야 할 일은 구분해야 한다. 자녀가 과제 수행을 힘들어한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과제를 바꾸라고 요구하면 실수하고 책임지며 적응하는 기회를 빼앗는다.
반면 학교폭력이 반복되고 힘의 불균형이 뚜렷하며 자녀가 계속 희생될 위험이 크다면 부모가 담임교사와 학교 담당자에게 알려야 한다. ADHD나 발달상의 어려움 때문에 학교의 지원이 필요한데 교사가 상황을 모르는 경우도 부모가 학교에 알리고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정서적 어려움은 지속 기간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봐야 한다. 김 교수는 수면 문제, 기분 저하, 자해 충동과 자살 생각 등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02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최근 1년 동안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감을 2주 연속 느낀 비율은 남학생 21.7%, 여학생 29.9%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학생이 학교에 남을지 떠날지보다 안전과 건강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을 요청하고, 회복이 어렵다면 필요한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학교를 나가도 다음 월요일은 온다
고1 학업중단자가 늘어난 것은 요즘 학생의 인내심이 약해졌다는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다. 학교 안에서 겪은 실패를 만회할 수 없다고 받아들이는 학생이 있고, 학교가 성적 외의 성취를 경험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학교 밖의 선택지는 늘었다.
그렇다고 학교를 떠나는 모든 선택을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학교폭력이나 건강 문제처럼 먼저 안전과 지원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학교 밖에서 구체적인 진로를 준비한 경우도 있다. 반대로 첫 시험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무 준비 없이 학교를 나가면 문제는 초기화되지 않는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자퇴해도 되나”가 아니다. “지금 실패는 정말 만회할 수 없는가”, “학교를 나간 다음 월요일 아침에 무엇을 할 것인가”다. 두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는 과정은 충동적으로 결정할 가능성을 줄인다.
자주 묻는 질문
고1 학업중단자가 실제로 늘었나?
일반고 고1 학업중단자는 2020년 5,015명에서 2025년 1만 450명으로 5년 연속 늘었다. 2025년에는 일반고 전체 학업중단자의 56.0%가 고1이었다.
내신 5등급제 때문에 고1 자퇴가 늘었나?
내신 제도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다. 고1 학업중단자는 5등급제 도입 이전부터 늘었고, 교육부도 대인관계와 심리·정서 문제, 질병 등이 함께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자퇴를 말하는 자녀와 첫 대화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바로 찬반 결론을 내리기보다 왜 학교를 나가고 싶은지 끝까지 듣는다. 그다음 현재의 실패를 학교 안에서 만회할 수 있는지, 학교를 나간 뒤의 계획이 구체적인지 함께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