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아빠의 결정적 이것

아빠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결정적인 경험은 비싼 여행이나 선행학습이 아니다. 함께 놀며 말하고 생각하고 어울리는 법을 익히는 시간이다.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아빠의 결정적 이것

세 줄 요약

  • 아빠의 양육은 놀이에 집중돼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중요한 것은 공부를 시키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몰입하는 시간이다.
  • 아빠와의 놀이에서는 언어와 논리적 사고, 사회적 기술, 인지 기능을 함께 사용한다.
  • 좋은 놀이는 부모가 계획대로 끌고 가는 수업이 아니다. 아이가 계속 참여하고 즐거워하는지 보면서 도전의 수준과 개입 시점을 조절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하면 미안해한다. 퇴근 뒤 두세 시간밖에 만나지 못하거나 주말에만 충분히 놀아줄 수 있다면 자신이 양육에서 빠져 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김붕년 교수는 함께 보내는 시간의 절대량만큼 그 시간에 아이가 어떤 경험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퇴근 뒤 반갑게 맞아주고, 20~30분이라도 아이가 기다린 놀이에 온전히 참여하면 짧은 시간에도 아이가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아빠가 놀이를 담당하고 공부와 생활 관리는 다른 가족에게 맡겨져 있다고 해서 역할이 작은 것은 아니다. 김 교수의 결론은 분명하다. 아빠의 양육 참여는 놀이에만 집중돼도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된다.

아빠가 놀이를 맡는 것만으로도 양육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아빠와 자주 놀았던 아이들을 장기간 관찰한 연구에서 네 가지 영역에 주목한다. 언어 소통, 논리적 사고, 사회적 기술, 인지 기능이다.

놀이에서 벌어지는 일아이가 쓰는 능력
놀이 규칙과 다음 순서를 말로 주고받는다언어 소통
현재 행동과 다음 행동의 관계를 이해한다논리적 사고
이미 시작된 놀이에 끼어들고 역할을 주고받는다사회적 기술
조금 어렵지만 해보고 싶은 과제를 만난다인지 기능과 문제 해결

몸으로 노는 동안에도 말은 계속 오간다. 순서를 정하고, 규칙을 바꾸고, 다음 행동을 예상한다. 아이는 놀이에 참여하기 위해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도를 설명해야 한다.

아빠는 놀이 도중 과제를 툭 던지는 경우가 많다. 수학 문제나 영어 숙제가 아니다. “이것도 할 수 있겠어?”라고 아이의 현재 능력보다 조금 어려운 동작이나 규칙을 제시하는 식이다.

아빠의 놀이는 아이의 한계를 조금씩 넓힌다

엄마와 아빠의 놀이를 역할로 고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김 교수는 아빠와의 놀이에서 경쟁, 도전, 과제가 더 자주 나타나는 경향에 주목한다.

아빠는 아이를 약 올리거나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던지면서 경쟁심과 도전 의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아이는 아빠와 경쟁하면서 평소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자신의 신체적·인지적·언어적 한계를 시험한다.

아빠와의 경쟁적 놀이는 아이가 화를 내며 끝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아빠와의 놀이는 편안하게 즐기는 놀이보다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과 신체적·인지적 능력을 더 강하게 요구한다.

가르치려는 순간 놀이는 수업이 된다

부모는 놀이에서도 교육적인 성과를 얻고 싶어 한다. 책을 읽히고, 숫자를 가르치고, 놀이가 어떤 발달에 도움이 됐는지 확인하려 한다. 하지만 지시와 통제가 앞서는 순간 자율적인 놀이는 학습 활동으로 바뀐다.

놀이는 아이가 재미를 느껴 자발적으로 계속할 때 의미가 있다. 부모가 보기에 내용이 단순하거나 수준이 낮아도 아이가 즐거워하고 다음 행동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면 기다리는 편이 낫다.

아빠가 해야 할 일은 놀이를 완벽하게 설계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시작한 놀이에 참여해 함께 웃고, 때로는 새로운 규칙이나 조금 어려운 과제를 더한 뒤 아이의 반응에 따라 물러나는 일이다.

비싼 경험보다 함께 몰입한 놀이가 오래 남는다

부모는 해외여행과 체험 프로그램이 아이의 인생에 특별한 흔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한다. 김 교수는 가족 여행의 즐거움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어린아이의 발달에 중요한 것은 여행지의 명성이나 지출한 비용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다.

집에서 부모와 즐겁게 놀고 정서적으로 충족된 시간은 비싼 여행보다 못한 경험이 아니다. 아이에게 오래 남는 것은 낯선 풍경을 본 사실보다 가족과 함께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놀이에 몰입한 경험이다.

몰입한 놀이에서는 이야기가 생기고 역할이 만들어진다. 아이는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과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 한다. 이 경험은 놀이가 끝난 뒤에도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는 동기가 된다.

역할 놀이를 하며 감정을 다루고 상상력을 발휘한다

병원 놀이를 하는 아이는 의사와 환자 역할을 나누고, 상대가 아프지 않도록 행동을 조절하고, 자신이 병원에서 겪은 두려움을 새로운 이야기로 바꾼다.

치과에서 입을 벌렸던 경험이 무서웠다면 놀이에서는 입속 벌레를 잡는 이야기로 바뀔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이 겪은 일을 다시 구성하면서 공포를 다루고, 이야기에 새로운 인물과 규칙을 더하면서 상상력을 쓴다.

역할 놀이는 말만 주고받는 활동이 아니다. 욕구를 조절하고, 상대의 반응을 읽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다. 아이는 이 과정에서 자기조절력과 창의력을 함께 쓴다.

몸을 쓰는 놀이는 여러 감각을 함께 쓰게 한다

김 교수는 자신의 육아에서 아쉬운 점으로 아이와 운동을 더 많이 하지 못한 일을 꼽는다. 어린 시절에는 신체 접촉과 움직임이 중요한 자극이고, 몸을 조절하는 경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을 던지고 받으며 힘을 조절하고, 균형을 잡고, 좌우 움직임을 맞추는 동안 아이는 몸과 감각을 함께 쓴다. 뛰고 구르는 놀이는 책상에 앉아 이야기할 때와 다른 감각을 경험하게 한다.

복잡한 운동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는 않다. 공을 주고받고, 술래잡기를 하고, 쿠션으로 장애물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몸을 움직이고 조절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다.

놀이에 끼어들어야 하는 순간은 따로 있다

아이들끼리 놀다가 부딪힐 때마다 부모가 해결하면 아이는 관계를 조율할 기회를 잃는다. 반대로 무조건 알아서 해결하라고 두면 힘이 약한 아이가 계속 희생될 수 있다.

김 교수는 개입 여부를 판단할 때 두 가지 기준을 살핀다. 첫째, 나이·체격·힘의 차이가 너무 커서 놀이가 한쪽에 일방적으로 불리한가. 둘째, 아이가 그 놀이에 참여하는 것을 실제로 싫어하는가.

상황부모의 행동
힘의 불균형이 크지 않고 아이가 계속 즐거워한다지켜본다
아이가 잠시 힘들어하지만 다른 방법을 찾고 다시 참여한다기다린다
나이·체격·힘의 차이가 커서 한쪽이 계속 희생된다놀이를 멈추거나 방식을 바꾼다
아이가 참여를 원하지 않고 불편함이 이어진다빠져나올 수 있게 돕는다

부모가 자신의 판단만 믿고 개입하면 아이의 상태를 놓치기 쉽다. 부모가 놀이 내용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가 아니라 아이가 즐거워하고 계속 참여하고 싶은지를 봐야 한다. 놀이에서는 부모가 먼저 자신을 조절해야 할 때도 많다.

이번 주말에 아빠가 할 일

아빠가 새로운 교구를 사거나 거창한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다. 아이가 이미 좋아하는 놀이에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된다.

  1.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30분 동안 아이가 고른 놀이를 함께한다.
  2. 아이가 익숙해지면 현재 수준보다 조금 어려운 규칙이나 동작 하나를 더한다.
  3. 이기고 지는 결과보다 아이가 어떻게 말하고 다시 시도하는지 본다.
  4. 아이가 계속 참여하고 싶어 하는지 확인하고, 아이가 흥미를 잃으면 함께 멈춘다.
  5. 주말 한 번의 행사가 아니라 평일에도 반복할 수 있는 놀이를 찾는다.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아빠의 결정은 특별한 교육을 고르는 일이 아니다. 아이가 함께 놀자고 올 때 그 시간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 일이다. 놀이 속에서 아이는 말하고, 생각하고, 실패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익힌다.

아빠와의 놀이는 공부를 쉬는 공백이 아니다. 그 자체로 아이가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다.

자주 묻는 질문

아빠는 놀아주기만 해도 양육에 도움이 되나?

김붕년 교수는 놀이에 집중된 참여도 언어 소통, 논리적 사고, 사회적 기술과 인지 기능을 사용하는 경험이 된다고 설명한다.

아이와 얼마나 오래 놀아야 하나?

시간의 절대량만큼 함께 있을 때 어떤 경험을 주는지가 중요하다. 짧더라도 아이가 고른 놀이에 온전히 참여하고 이를 반복하는 편이 중요하다.

아이들 놀이에 부모가 개입해야 할 때는 언제인가?

나이·체격·힘의 차이가 커서 한쪽이 계속 희생되거나 아이가 참여를 원하지 않고 불편해할 때 개입한다.